일을 더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어 이직했는데, 일터의 환경이 K님과 너무 안 맞아 힘드실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약해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일 욕심이 있으니 일 고민도 하시는 거잖아요. 잘하고 싶은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해주시면 좋겠어요.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현재 직장에서 1년을 버틴다면, 무엇을 나의 일 자산으로 쌓을 수 있을까요? 객관적으로 답해본다면 어떤가요?”

제 조언은 이렇습니다.

1년 동안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 것 같고 지금과 비슷한 연봉, 비슷한 일을 할 것 같다면 일터의 환경을 바꿔보라는 것이에요.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때로는 '버티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작정 버티기만 하는 것은 나를 위한 올바른 전략이 아닙니다.

한편, 예전 회사에서는 일이 많아도 괜찮았는데, 현재 직장에선 몸이 아플 지경이라고 하셨죠?

그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내 일에 대한 주도권과 통제력 부재'일 수 있습니다.

"일 때문에 몸이 아플 수 있나요?" 하실 텐데,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에서 주도권과 통제력이 없거나, 직장 내 인간관계의 문제가 생겼을 때 무기력과 번아웃을 겪을 수 있고, 이는 몸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산업의 성장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가 이직하며 하고자 했던 일들을 다 할 수 없는 와중에 몸도 아픈 걸 다 참고 버티기엔 그 회사와 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가파른 하락세인데요. 이때 대세가 전환될 가능성을 높이려면 리더십이 중요해요. 강력한 의지와 비전으로, 목표를 구체화하면서 다 함께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의 시작은 리더니까요.

그렇다면 세 번째 질문에도 답해보셔야 합니다.

"내가 이 회사의 리더를 신뢰할 수 있는가?"

어떠신가요, 나는 우리 조직의 리더를 신뢰하나요?

스트레스나 번아웃을 개인의 문제나 멘탈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터의 환경 - 일의 주도권과 통제력,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일은 스트레스를 수반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필요한데요. 그런데, 견딜 수 있는 정도인지, 그 일은 정말 할 만한 일인지, 그 일터는 정말 괜찮은 곳인지 살펴보고 좀 더 전략적으로 나에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경기도 너무 안 좋고 점점 냉혹해지는 현실에서 아플 지경이 되어도 어떻게든 버텨보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데 이걸 놔... 하는 생각이 들 수도, 내가 여기서도 못 버티면 더 힘든 일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이런 것도 다 사치,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것 너무 이해되고 공감되는데요,

일단 내가 건강해야 일이든 뭐든 하는 거니까요.

나를 중심에 놓고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지속 가능하게,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잘해온 경험들은 나를 배신하지 않더라고요.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느라 아픈 거니까, 나약하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시고, 잘해온 나를 믿어보세요.